노숙자가 지나갈 때, 숨을 안 쉰 이유에 대한 고찰

내가 냄새에 예민한 사람인 줄 알았다.
이것은 아마 매일 숨쉬며 냄새의 종류에 너무 박식해져버린 탓.
항상 말하지만, 존나 알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몰라서, 순박해서, 호구같아서, 구린내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밤 10시를 넘겨 타는 5호선 열차의 냄새,
시장으로 향하는 새벽 5시의 3217 버스 냄새,
새벽 1시 길가에 나앉은 크고 빨간 귀를 자랑하는 중년의 냄새.

여름이 되가는 요즈음, 알고 싶지 않은 나는 너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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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예민해진다.
파이아키아가 말하길, 인간은 무릇 냄새의 경험이 기억으로 남게 된다고 한다.
이어서 인간이 경험론적 존재인 것도 거기서부터 파생된다고도 했다.
내가 아는, 내가 맡은 기억이 너무 많아졌다.
이러다 21세기 박물관을 그리워 할 봉미선이 되어버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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